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유지비용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지역 분산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다

money0070 2025. 10. 23. 00:25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지역 분산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다.
이 한 문장은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현실을 정확히 설명한다.
전 세계가 전기차 시장 확대로 경쟁하고 있지만, 그 뒤편에서는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특정 국가나 지역에 편중된 원자재·부품 의존 구조는,
한 번의 지정학적 변수나 무역 제재만으로도 생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와 지역 분산화가 필수적이다.

 

이 글에서는 배터리 생산이 한 지역에 집중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
그리고 세계 각국이 추진 중인 ‘지역 분산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지역 분산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다

 

1.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 왜 지금 더 심각한가

전기차 한 대에는 평균 400kg의 배터리 팩이 들어간다.
그 배터리 속에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 20여 종의 희귀 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이 자원들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 리튬의 60%는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칠레·볼리비아·아르헨티나)’에,
  • 코발트의 70%는 콩고민주공화국(DRC)에,
  • 니켈의 50%는 인도네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에 원자재를 정제하는 공정의 70% 이상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원자재 채굴 → 정제 → 셀 제조 → 팩 조립 전 과정이 사실상 ‘중국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구조는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운다.
특히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글로벌 공급망은 **‘안보 산업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2.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공급망 교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배터리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중국, 한국, 일본의 공장들이 동시에 멈추자 완성차 생산도 중단되었다.
부품 하나가 부족하면 완성차 전체가 멈추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비슷했다.

 

러시아산 니켈 공급이 끊기면서 글로벌 배터리 제조 단가가 급등했다.
그 결과 2022년 한 해 동안 전기차 배터리 원가가 평균 25% 상승했다.

이 경험은 전 세계 정부와 기업에 하나의 공통된 결론을 남겼다.

“공급망은 더 이상 효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안정성과 지역 다양성이 곧 경쟁력이다.”

 

3. 지역 분산화란 무엇인가?

배터리 산업에서 말하는 ‘지역 분산화’란
생산, 조립, 원자재 확보, 리사이클링 등 전 과정을
여러 지역에 나누어 배치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뜻한다.

예를 들어,

  • 원자재 채굴은 남미·호주,
  • 정제는 한국·미국·유럽,
  • 셀 생산은 현지 공장,
  • 재활용은 북미·EU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특정 지역이 마비되어도 전체 산업은 지속될 수 있다.
즉, ‘글로벌 집중(Global Concentration)’에서 ‘지역 자립(Local Resilience)’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4. 주요 국가들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

(1) 미국 –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반의 리쇼어링 정책

미국은 2022년 IRA 법안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채굴·정제·조립된 배터리에 한해서만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 정책으로 인해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과 합작해
테네시, 오하이오, 조지아 등에 대규모 **‘기가팩토리’**를 세우고 있다.

(2) 유럽 – 유럽 배터리 얼라이언스(EBA)

EU는 2025년까지 역내 배터리 생산 비중을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의 Northvolt, 프랑스의 ACC, 독일의 PowerCo(폭스바겐 계열) 등이
유럽 내 자급형 생산 체계를 구축 중이다.

또한 유럽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의무화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2030년까지 80% 이상으로 확대한다.

(3) 한국 – ‘K-배터리 밸류체인 완성 전략’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① 원자재 확보 다변화,
② 핵심소재 자립화,
③ 북미·유럽 현지 생산 확대를 중심으로
‘K-배터리 글로벌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한·미·일 3국 협력체를 통해
전고체·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공동개발도 추진 중이다.

(4) 중국 – 내수 중심 공급망 완결

중국은 여전히 세계 배터리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CATL, BYD, CALB 등 대형 기업들은
중국 내수 중심의 ‘독립형 공급망’을 강화하며,
해외 제재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5. 지역 분산화의 핵심 — 소재 공급의 다변화

배터리 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원자재 공급 병목이다.
특히 리튬, 니켈, 코발트는 세계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은 세 가지다.

1) 신규 광산 개발 — 호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다국적 기업과 합작해 광산을 직접 확보.

2)리사이클링 확대 — 사용 후 배터리에서
니켈·리튬을 회수하여 원자재 의존도 감소.

3) 대체 소재 연구 — 리튬 대신 나트륨(Na)이나 망간(Mn)을 활용하는
저비용 대체 배터리 기술 개발.

이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은 진정한 의미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다.

 

6. 공급망 분산화의 부수적 효과

흥미로운 점은, 공급망 분산화가 단순히 리스크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이라는
‘산업 생태계 확장 효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온·현대 합작 배터리 공장은
총 투자액 10조 원 규모로,
완공 시 지역 내 직접 고용 인원만 2,50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지 중소 협력업체들도 함께 성장하며
‘현지화 산업 생태계(Local Supply Ecosystem)’가 형성된다.

이는 결국 국가 간 기술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산업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다.

 

7. 분산화가 가져오는 새로운 경쟁 — ‘지역 기술 표준’

지역 분산화는 동시에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바로 각 지역의 기술 표준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미국은 IRA 인증 체계,
유럽은 탄소배출 기반 배터리 패스포트,
중국은 CATL 독자 규격을 적용하고 있다.

 

즉, 동일한 배터리라도 지역마다 다른 인증과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표준화 비용, 인증 절차, 물류 복잡성 등 새로운 부담을 떠안게 된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산업은 **‘공급망의 분산화’와 ‘표준의 통합’**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8. 기술적 돌파구 — 디지털 공급망 관리

최근 배터리 산업에서는 ‘디지털 공급망(Digital SCM)’ 개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와 블록체인, IoT 센서를 활용해
원자재 채굴부터 완성품 출하까지 모든 데이터를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각 지역의 생산 현황, 운송 경로, 재고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여
공급망 혼란 시 즉각적인 대응 및 리소스 재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블록체인을 통한 원산지·탄소배출 투명성 인증
EU 배터리 패스포트 정책과도 맞물려 향후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9. 한국 기업의 기회 — ‘분산화 속의 중심국가’

한국은 특이한 위치에 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가장 폭넓게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에서 동시 생산 체계를 구축했고,
삼성SDI는 BMW, 스텔란티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SK온은 포드·현대와 협력해 북미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이처럼 한국 배터리 3사는
‘한 지역에 의존하지 않는 글로벌 분산형 생산망’을 이미 실현하고 있다.

 

10. 결론 — 공급망의 분산화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지역 분산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기후 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자원 편중이 지속되는 한,
공급망의 다변화 없이는 미래 성장도 없다.

하지만 분산화는 단순히 ‘공장 분리’가 아니라,
기술·정책·데이터·인력의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즉,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한 나라의 기술력’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연결력’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디서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만들 것인가”**의 시대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