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확산은 도로 위의 차량 종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도록 요구하는 중대한 변화다. 전기차는 단순히 ‘전기를 사용하는 차량’이 아니라 전력 생산, 송·배전 인프라, 계통 안정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관리, 에너지 저장 기술, 전력시장 가격 체계 등 국가 에너지 시스템의 모든 구성요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전기차의 대중화는 국가의 전력 생태계를 재편하는 촉매이며, 기존의 중앙집중식 전력 구조에서 분산형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 전력 체계로 이동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다.본 장에서는 전기차가 촉발하는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기존 배터리 기술이나 차량 산업 중심의 분석을 넘어, 전력 산업·재생에너지·계통 기술..